여수 갑오징어회에 소주 한 잔, 삶의 순간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답니다. 타지로 떠나는 친구들이 많아지면서 여수에서 살아가는 친구가 점점 줄어들어들고 있는 현실이예요. 점점 수다떨고 지낼 사람들이 사라지는 느낌이랄까요?
여수가 점점 관광지로 부각되면서 찾아오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살아가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요. 살기 좋은 곳이란 의미는 다양하겠지만 그 여러 정의 중에서도 조용하게 쉴 수 있는 곳은 꼭 포함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유명해지는 만큼 더 시끌벅적해지는건 어쩔수 없겠지요.
오늘의 메뉴 ‘갑오징어회’
얼마 전부터 여수 갑오징어회를 먹을만한 곳이 있다는 소릴 들었어요. 돌아다니는걸 좋아하긴 하지만 막상 식도락엔 너그러운 성격이라 굳이 뭘 찾아다니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유독 갑오징어회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 언젠간 한 번은 가봐야겠다 싶었답니다.
그런데 왠일?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거길 가자는겁니다. 하지만 막상 가본 곳은 조금 아이러니?? 통닭집이더군요?
아니 무슨 통닭집에서 유명한 메뉴가 치킨이 아니고 오징어회야? 통닭집에 들어서는데 범상치 않은 테이블 숫자와 함께 느껴지는 소주의 기운?
분명 이름은 통닭집이었는데 들어서니 횟집+포차 분위기가 물씬 풍기더군요. 자리를 잡고 앉아 치킨을 먹을까, 오징어회를 먹을까 심히 고민을 했지요. 결국 결정은 싯가로 판매하는 갑오징어회로!
5월 초인 현재 갑오징어회 싯가는 작은것 4만, 큰것 5만이라더군요. 아직 점심배가 꺼지지도 않은 상태라 작은걸로 시켰는데, 정말 작더군요? 하하~ 뭐 그러려니… 배가 고팠으면 화났을텐데… ㅋㅋ
그렇게 친구와 이런 저런 살아가는 이야길 나누고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이마트에 들러서 먹을것도 좀 사고, 길가엔 핀 장미도 느긋하게 바라봐주기. 살아간다는 것이 뭐가 그렇게도 복잡할까요. 하루 하루 좋은 사람과 행복한 이야기 나누며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